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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영교수님] 아토피 피부염 악화 원인 규명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해” 생명과학특성학과 신순영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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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조회수
- 187
- 등록일
- 2022.09.13
- 수정일
- 2022.09.13
아토피 피부염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유발되어 환자들에게 고통을 줍니다.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생명과학특성학과 신순영 교수팀이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는 피부 과학 분야에서 권위있는 국제 학술지인 'Jou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도 게재되었다고 합니다. 정부에서는 국내 제약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보건 의료 분야의 공익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국가신약개발사업에도 선정이 되어 차세대의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 신약 개발을 위해 힘쓰는 신순영 교수의 이야기를 투데이건국이 전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이 악화하는 원인이 무엇인가요?
우리의 몸은 낮과 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여 대사 작용과 각종 생리 활동을 영위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일주기성 생체 리듬’이라 하고, 이러한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생체시계 유전자’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밤에 특히 가려운 이유가 일주기성 생체 리듬의 균형이 깨져서 초래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물질이 피부 세포의 EGR1과 결합하면 핵심 생체시계 유전자 중 하나인 PER2의 발현량을 증가시키고, 피부 생체 리듬을 교란시켜서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됩니다. 지난 연구를 통해 EGR1 단백질이 다양한 염증을 유발하는 싸이토카인•케모마인 유전자의 생성을 촉진하여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및 증상을 악화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현재 아토피 피부염에서 과잉으로 활성되고 있는 EGR1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약물을 개발 중입니다.
EGR1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약물이 개발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가 있나요?
그동안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아토피 피부염의 복잡한 과잉 면역반응을 제어하기 위하여 주로 강력한 면역 억제제를 개발해왔습니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가 최초로 출시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치료제의 여러 부작용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물 작용점을 세포 신호 전달계의 최하위에 위치하도록 표적하는 치료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해서 세포 신호 전달계의 최하위에 위치하는 전사인자 EGR1을 표적하는 과정을 통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가장 큰 난제인 면역능 억제 부작용을 극복하면서도 복잡하고 다양한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건선 등과 같은 질병도 아토피 피부염과 유사하게 과잉 면역 반응으로 증세가 악화되는데요. 이와 같은 각종 난치성의 만성 염증을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GR1을 선택적으로 표적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이 약물이 스테로이드제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스테로이드는 '기적의 치료제'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면역 억제 반응으로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뛰어나죠. 그래서 천식·피부염·관절염·건선 등의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항생제와 함께 현대 의약품 발전에 크게 기여한 약물로 꼽힙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치료제가 아니라 염증 반응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염증 완화제입니다. 즉각적인 염증 완화 효과는 탁월하지만 사용할 수록 내성이 생길 수 있으며, 오남용하거나 장기간 사용할 경우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현재 개발하고 있는 EGR1 표적 약물은 염증 매개인자를 생성하는 세포전달계의 최하위에 위치하는 전사인자 활성을 차단하게 되므로, 각종 염증 인자와 가려움증 매개인자들의 생성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어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EGR1 표적 약물은 스테로이드제처럼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스테로이드제를 대체하여 보다 더 안전하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국가신약개발사업에 선정되었다고 들었어요.
저희 연구팀은 2021년, 피부 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Jou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전사인자 EGR1이 아토피 피부염 발병과 병증 악화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논문에서 EGR1을 표적하는 약물은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과 가려움증 증상 개선 및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키는 각종 아토피성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차단할 수있다는 학설을 제시하였습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First-in-Class'의 혁신 신약의 약물 타겟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여 2021년 10월 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3년간 12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선도물질 수준의 EGR1 표적 약물을 개발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연구비 30억원 수준의 비임상 동물시험을 수행하여 생체 안전성 및 대사, *약동력학 평가 시험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선도물질: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어할 수 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진 신약 후보 물질
*약동력학: 인체가 약물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는 학문
건국대학교에서 지금까지 연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상황이 있으신가요?
올해 3명의 대학원생이 박사 학위를 수여받을 예정입니다. 예전에는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이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석사 졸업 학생들에게 국내에서 박사 과정을 진학하지 말고 유학을 가라고 권유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박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인 3명의 학생들은 학부생 때부터 연구 참여생으로 연구 활동에 참여해 왔고 학부 수업에서 배운 생명과학 원리를 확장해 새로운 연구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통해 증명해 가는 과정을 통해 학문의 재미를 느끼게 되어 석박 통합 과정에 연계하여 연구를 하게 됐어요. 이들 모두가 어려운 연구 환경을 잘 이겨내어 'Impact factor' 10 이상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여 현재 좋은 평가를 받고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2022년 올 한 해야말로, 건국대학교에서 재직하던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보람있는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Impact Factor: 저널의 인용 정보를 수치로 나타내는 지수로, 연구의 가치를 평가하는 점수
‘아제라바이오텍’을 설립하셨는데, 벤처 기업을 운영하며 느낀 점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대학의 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 생활과 병행하여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제품 마케팅까지 직접 챙겨야 하는 경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화장품이다 보니 제품의 기능성과 질적 우수함보다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벤처 기업은 천연물 소재와 학문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기능성에 중점을 두고, 제품력을 중심으로 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다양한 피부 질환에 최적화된 기능성 화장품 특히, 피부 장벽을 개선하여 가려움증을 해소 시켜줄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 제품 라인업들을 꾸준히 출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기능성 인증 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수출 계약에 차질이 생겨 경영상으로는 쉽지 않은 상태이지만, 조만간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저희 아제라바이오텍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과 병행하여,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항암 원천 기술을 자체 개발하였습니다. 이 원천 기술을 기반하여 국내외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통하여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국인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생명 과학을 전공하는 마음의 자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이 마음을 바탕으로 서로 돕고, 배려하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전문 분야와 다른 사람의 전문 분야가 만났을 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고 혁신적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과 생활하며 연구하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눈 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조금은 양보하면서 더불어 함께 성장한다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연구를 하다보면, 연구 가설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가설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실험 고찰과 새로운 관심에서 결과를 이해하는 정직성과 극복해나가는 유연성을 갖췄으면 좋겠습니다.
건국인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학의 슬로건은 “창조적 혁신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입니다. 루드번스타인 부부가 저술한 ‘생각의 탄생’에서 창조적 사고는 몸과 마음의 통합이며, 모든 감각을 사용해서 느끼고 이것을 지식과 결합시켜 새로운 형태의 사고를 도출해 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대학 생활을 통하여 단지 지식만을 습득하는 차가운 기계적 전문인이 아니라, 생각하고 느끼고 고민하는 진정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창조적 건국인으로 도약하시기를 응원합니다.